The journey to becoming a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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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learned/TIL

쉬고 싶은 금요일 저녁에 "개발 회고 모임"을 한다고?

Millie 2023. 12. 15. 23:18

금요일 밤을 이렇게 보낼까? 아니면 회고하면서 보낼까? 선택에 달렸다.

 

항상 해야겠다고 다짐해놓고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려버리는 주간 회고. 예전에는 쓰는 것이 당연했는데 소홀해지다 보니 어느 새 회고를 쓰지 않는 것이 습관화가 되어 버린 것을 목격했다. 

나는 회고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고를 통해 내가 한 것을 꼼꼼히 적어내려가다 보면, 내가 잘했던 것과 아쉽게 했던 것들이 생각으로만 했을 때보다 훨씬 명확하게 보인다. 잘했던 것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쉽고 후회가 되는 것들은 자연스레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적지 않으면 내가 뭘 잘했는지, 뭘 못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다 놓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회고 시간을 놓친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과 같고, 그러면 제자리 걸음 혹은 퇴보의 길을 걷게 된다. 여기서 굉장한 위기감을 느꼈고, 반드시 예전의 텐션을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떤 습관을 들일 때, 혼자 할 때보다 같이 할 때 더 시너지가 나고 효율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회고 습관을 들이기 위해 회고 스터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대상은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개발자. 주간회고를 꾸준히 쓰고 싶지만, 아직 습관화가 되지 않아서 미루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날짜를 일부러 금요일로 정했다. 보통 회고를 일요일에 많이 하는데, 금요일에 하는 이유는 월~금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주말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언함으로써 계획을 더 잘 지키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진행 시간은 1시간으로 정하고, 시간대를 나눠서 낭비가 되는 시간이 없도록 했다. 플랫폼도 Google Meet으로 해서, 3명 이상일 때 1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잘 될 거라 생각했다. 

쏟아지듯이 아이디어가 나왔고,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나는 바로 12월 15일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빠르게 모집글을 작성했다. 다음은 내가 작성한 모집글이다. 

개발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도 올려 보고, 개발자 지인 분들에게도 알려 보고 했는데 좀처럼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금요일 저녁이라는 시간 특성상 차분하게 앉아서 회고를 쓴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게다가 연말이기도 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마음 한 켠이 아쉬웠다. 요일과 시간을 조정해야 하나 고민할 때쯤 다행히 나를 포함해서 인원 4명이 모두 모였다. 그 때 나는 정말 큰 기쁨을 느꼈고, 참여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나 감사했다. 

오늘 첫 모임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나를 제외한 3분은 모두 백엔드 개발자이시고, 다들 연차가 꽤 있으신 분들이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꾸준히 발전을 멈추지 않으려 하는 의지를 가지신 분들이었다. 

회고를 적는 시간이 25분 정도로 길지는 않았기에 나에게는 시간이 좀 빠듯했다. 하지만 집중해서 작성하니 내가 생각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회고를 적을 수 있었다. 회고뿐만 아니라 토요일과 일요일에 어떤 개발 공부를 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작성하다 보니 내가 주말 2일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보였다. 

앞으로 3번의 회고 모임을 더 진행하면서 더 발전해 나갈 나와 멤버들을 기대해 보기로 했다. 

금요일 밤은 차분하게 회고를 쓰는 날.